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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흡연 신고, 어디부터 해야 하나 — 공동주택관리법 간접흡연 조항과 경기도가 준칙 바꾸는 이유

저녁마다 베란다 창을 열면 옆집 담배 연기가 들어와 창문을 못 연다는 민원이 늘고 있습니다. 층간소음처럼 소음계로 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 어디에 어떻게 항의해야 할지부터 막막한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공동주택관리법에는 간접흡연을 다루는 조항이 있고, 최근에는 민원이 3만 건을 넘어서면서 지자체가 관련 규정을 손보는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신고 전에 알아두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하은
서하은 생활·소비 에디터·2026.09.20·읽기 6분·조회 18

발코니가 늘어선 아파트 외경

공동주택관리법에 '간접흡연 방지' 조항이 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의2는 입주자·사용자는 발코니, 화장실 등 세대 안에서 흡연할 때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쪽은 관리주체, 즉 관리사무소에 간접흡연 발생 사실을 알리고 가해 세대에 흡연 중단을 권고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 관리주체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하면 세대 내 확인 같은 조사를 할 수 있고, 권고를 받은 입주자는 이 조사와 권고에 협조할 의무가 있습니다.

단독주택보다 공동주택에서 간접흡연 민원이 훨씬 많은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화장실 환기구나 발코니 배수관이 위아래 세대와 연결된 구조라서, 아래층에서 피운 담배 연기가 환기구를 타고 위층 화장실이나 베란다로 그대로 올라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창문을 열지 않아도 냄새가 들어오니 피해 세대 입장에서는 원인을 찾기도, 스스로 막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구조적 특성 때문에 개별 세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결국 관리주체를 통한 확인과 조정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관리주체는 권고할 수 있을 뿐, 처벌은 못 합니다

여기서 많이들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조항은 노력의무와 권고 절차를 정한 것이지, 흡연 자체를 금지하거나 과태료를 매기는 처벌 조항이 아닙니다. 자기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행위 자체를 법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관리사무소가 할 수 있는 일은 안내문 부착, 세대 확인, 중단 권고까지이고, 상대가 끝까지 협조하지 않아도 강제로 흡연을 못 하게 만들 방법은 현재로선 없습니다. 이 한계를 미리 알고 접근해야 기대와 결과의 차이에서 오는 실망이 줄어듭니다.

층간소음과는 다른 문제 — 측정도, 전담 기관도 없습니다

같은 공동주택 분쟁이라도 층간소음은 한국환경공단 이웃사이센터가 소음을 직접 측정하고 환경분쟁조정위원회까지 이어지는 체계가 갖춰져 있습니다. 반면 간접흡연은 냄새와 연기이다 보니 객관적으로 측정할 방법 자체가 마땅치 않고, 층간소음처럼 전국 단일 창구로 상담·측정을 해 주는 전담 기관도 없습니다. 결국 1차 대응은 아파트마다 다른 관리사무소의 재량과 의지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입니다.

발코니에서 대화를 나누는 이웃들

민원 3만 건 돌파 — 경기도가 준칙을 바꾸려는 이유

경기도에 접수된 공동주택 간접흡연 관련 민원은 2022년 1만 7,409건에서 2025년 3만 641건으로 늘어 처음으로 3만 건을 넘었습니다. 이에 경기도는 '경기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개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2026년 10월부터 시군과 공동주택 관련 단체 의견을 모아 연말까지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검토 중인 내용은 민원 접수 시 쓸 표준 조사서식 마련, 피해가 발생한 동·라인 전체에 흡연 자제 안내, 예방 안내문 배포, 단지 여건에 맞는 금연구역 지정과 별도 흡연공간 조성 등입니다. 아직 확정된 개정안은 아니지만, 그만큼 지금의 권고 절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지자체 차원에서 커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해야 할 순서 — 관리사무소부터 국민신문고까지

먼저 관리사무소에 발생 일시와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립니다. 말로만 전달하면 기록이 남지 않으니, 문자나 민원 접수대장에 남는 방식을 쓰는 편이 이후 대응에 도움이 됩니다. 관리사무소가 세대 확인이나 방문 조사를 요청하면 협조하고, 권고 이후에도 상황이 반복되면 관할 지자체 공동주택 담당 부서나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을 수 있습니다. 국민신문고는 정부 민원 통합 창구로, 관리사무소가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느껴질 때 별도 경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관리비 공개 의무와 마찬가지로, 관리주체가 해야 할 절차를 안 지킨다면 그 자체가 민원의 근거가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 민사 손해배상·금지청구

관리사무소 권고와 민원으로도 해결되지 않고 피해가 지속된다면 마지막 수단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나 금지청구 소송입니다. 다만 이 경우 피해 사실과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고 절차와 비용 부담이 커지므로, 실제로 소송까지 가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소송을 고려할 정도로 피해가 크다면 사전에 변호사나 대한법률구조공단 같은 법률 상담 창구를 통해 승소 가능성과 실익을 먼저 따져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청구 금액이 크지 않다면 정식 소송보다 소액사건심판 절차로 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파트 하자보수 청구 같은 다른 공동주택 분쟁도 결국 근거 자료를 얼마나 남겨뒀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발코니 난간에 기대어 서 있는 남성

우리 아파트 준칙은 어떻게 확인하나

경기도 사례처럼 각 시도는 저마다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두고 있고, 실제 적용되는 세부 규정은 이 준칙을 바탕으로 각 아파트 관리규약에 반영됩니다. 우리 단지의 관리규약에 간접흡연 관련 조항이 있는지, 금연구역이나 흡연 공간 지정이 있는지는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관리규약 원문을 요청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 준칙이 개정되더라도 자동으로 우리 아파트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쳐 관리규약을 고쳐야 실제 효력이 생긴다는 점도 함께 알아두면 좋습니다.

순서 정리

① 발생 일시와 상황을 문자나 민원 기록으로 남겨 관리사무소에 먼저 알립니다. ② 관리사무소의 세대 확인·조사 요청에는 협조합니다. ③ 권고 이후에도 반복되면 지자체 담당 부서나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습니다. ④ 관리규약에 간접흡연·금연구역 조항이 있는지 관리사무소에 확인합니다. ⑤ 피해가 크고 반복적이면 법률 상담을 통해 민사 손해배상·금지청구의 실익을 검토합니다.

이 글은 공동주택관리법과 각 지자체 준칙에 기반한 일반적인 절차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분쟁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판단은 관리사무소·지자체 담당 부서 또는 법률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하은
서하은 · 생활·소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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