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10월 8일부터는 합의해줘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임금이 밀렸을 때 사업주가 흔히 던지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한 번만 넘어가 주면, 다음 달엔 꼭 준다." 지금까지는 근로자가 여기에 넘어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 사업주는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임금체불죄가 반의사불벌죄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26년 10월 8일부터는 이 방어막이 상습·반복 체불자에게는 통하지 않게 됩니다.

지금까지 — "합의해주면 처벌 없음"이 가능했던 구조
임금체불은 근로기준법 제109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죄는 피해자인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로 운영돼 왔습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사업주에게 "합의금 조금 쥐여주고 넘어가자"는 유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입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당장 밀린 돈을 받으려면 처벌불원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0월 8일부터 — 벌금 5천만원, 징역 5년으로 상향
법정형 자체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오릅니다. 상한이 오르면 검찰과 법원이 사안의 무게를 더 무겁게 보고 구형·양형에 반영할 근거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특히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해 온 사업주라면, 지금까지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명단공개기간 중 재체불 — 합의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번 개정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크게 바뀌는 부분은 여기입니다. 고용노동부가 상습체불 사업주 명단을 공개한 기간 중에 같은 사업주가 다시 임금을 체불하면,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도 형사처벌이 가능해집니다. 반복 체불자에게는 반의사불벌죄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가 생기는 셈입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합의해주지 않으면 못 받을까 봐" 서명을 강요받던 압박에서 한 걸음 벗어날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예외는 명단이 공개된 사업주가 그 기간 중 재차 체불한 경우에 한정되므로, 모든 체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시행된 것 — 대지급금 상한이 이미 올랐습니다
처벌 강화보다 앞서 8월 20일에는 도산대지급금 제도가 먼저 바뀌었습니다. 회사가 도산하거나 폐업해 임금을 받지 못했을 때 국가가 대신 지급해주는 이 제도의 지급 범위가 최종 3개월분에서 6개월분으로, 상한액은 2,100만원에서 3,150만원으로 각각 늘었습니다. 처벌 강화가 사업주를 압박하는 쪽이라면, 대지급금 확대는 근로자가 실제로 돈을 손에 쥐는 속도와 액수를 키우는 쪽입니다. 두 제도는 8월 20일과 10월 8일로 시행일이 다르므로, 지금 체불을 겪고 있다면 어느 시점 기준으로 내 상황에 적용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구상권도 강화됩니다 — 국가가 대신 준 돈, 더 독하게 받아냅니다
국가가 대지급금을 먼저 지급한 뒤 사업주에게 돌려받는 구상권 절차에는 5월 12일부터 국세 체납처분 절차가 도입됐습니다. 기존 민사 절차보다 강제력이 큰 국세 체납처분 방식이 적용되면서, 도급 사업에서 원청 격인 직상 수급인에게도 변제금 납부의 연대책임이 확대됐습니다. 하청업체가 임금을 체불하고 잠적하면 원청도 책임을 나눠 지게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근로계약서가 없다면, 대지급금 신청부터 막힐 수 있습니다
대지급금이든 형사 고소든, 출발점은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근로계약서를 애초에 받지 못했다면 약정된 급여와 근무시간을 두고 사업주와 말이 달라질 위험이 커집니다. 급여명세서, 출퇴근 기록, 문자나 메신저로 오간 근무 지시 내용을 평소에 모아 두는 습관이 결국 체불 상황에서 가장 실질적인 대비책이 됩니다.

지금 체불을 겪고 있다면 — 신고 순서
먼저 고용노동부 온라인 노동포털이나 1350으로 진정을 넣어 체불 사실을 공식화합니다. 사업장이 도산했거나 사실상 폐업 상태라면 대지급금 신청 절차를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사업주가 합의를 종용하며 처벌불원서 서명을 요구한다면, 서명하기 전에 그 대가로 실제 밀린 임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체불이 임금뿐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 같은 다른 문제와 겹쳐 있다면, 진정을 넣을 때 함께 언급해 두는 편이 조사를 한 번에 정리하는 데 유리합니다.
정리
10월 8일부터 임금체불죄의 법정형이 징역 5년·벌금 5천만원으로 오르고, 명단공개기간 중 재체불한 사업주는 근로자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8월 20일부터는 대지급금이 최종 6개월분·상한 3,150만원으로 이미 확대됐고, 5월 12일부터는 구상권 징수에 국세 체납처분 절차가 도입됐습니다. 지금 임금이 밀려 있다면 처벌불원서에 서명하기 전에,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지급금과 구제 절차부터 먼저 따져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기준 근로기준법·임금채권보장법 개정 사항에 대한 일반 안내이며, 개별 사건의 정확한 적용 시점과 처리 절차는 관할 고용노동청 또는 노무사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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