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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노무

수습이라고 최저임금의 90%만 줄 수 있는 건 조건 세 개를 다 채웠을 때입니다 — 1년 이상 계약·3개월·단순노무 제외

입사 첫 달 급여명세서를 받고 "수습이라 90%만 나갑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게 합법인지 아닌지는 회사 규정이 아니라 최저임금법 제5조 제2항이 정합니다. 그리고 이 조문은 감액을 폭넓게 허용하지 않습니다. 조건이 세 개 붙어 있고, 하나라도 빠지면 수습이든 아니든 최저임금 100%를 줘야 합니다. 실제로 이 세 조건을 다 확인하지 않고 관행처럼 90%를 적용하다 임금체불이 되는 사업장이 적지 않습니다.

서연
이서연 교육·커리어 에디터·2026.08.18·읽기 6분·조회 106

책상 위에 놓인 근로계약서와 펜

조건은 셋이고, 전부 충족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근로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일 것, 둘째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일 것, 셋째 단순노무업무 종사자가 아닐 것. 셋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감액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감액이 가능한 경우에도 자동으로 깎이는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과 수습 중 임금을 적어 둔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습니다. 구두로 "수습이니까"라고 말한 뒤 90%를 지급했다면 근거 자체가 없습니다.

1년 이상 계약 — 11개월 계약직은 감액 대상이 아닙니다

가장 자주 걸리는 조건입니다. 기간을 정해 채용하면서 계약기간을 11개월이나 6개월로 잡아 놓고 앞 3개월에 90%를 적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요건 미달입니다. 1년 미만의 기간을 정해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는 감액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채용이라면 이 조건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계약직이라면 근로계약서 첫 장의 계약기간 칸부터 보십시오.

3개월은 '수습 시작일'부터입니다

회사가 수습기간을 6개월로 정하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임금을 깎을 수 있는 구간은 수습 시작일부터 3개월까지입니다. 넉 달째부터는 여전히 수습 신분이더라도 최저임금 전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수습 연장에 동의했다는 이유로 감액이 같이 연장되지도 않습니다. 이 지점은 연차 일수 계산처럼 날짜를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판단되는 영역이라, 입사일과 수습 시작일이 다르다면 그 차이도 계약서에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단순노무 종사자는 수습이어도 100%입니다

2018년 3월 20일부터 시행된 규정입니다. 단순노무업무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 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수습 중이라도 감액할 수 없습니다. 고시가 말하는 단순노무업무는 한국표준직업분류상 대분류 9(단순노무 종사자)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건설·운송 단순종사자, 택배원, 청소·환경미화원, 주방보조원, 주유원 같은 직종이 여기 들어갑니다. 입법 취지는 분명합니다. 숙련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 일에 '수습'을 붙여 임금을 깎는 것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책상에서 서류를 함께 검토하는 두 사람

2026년 기준으로 계산하면 얼마입니까

2026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10,320원이고, 월 환산액은 주 40시간·월 209시간 기준 2,156,880원입니다. 여기에 90%를 적용하면 시간급 9,288원, 월 1,941,192원이 됩니다. 차이는 월 215,688원이고, 3개월을 다 채우면 647,064원입니다. 적지 않은 금액이라, 요건을 못 갖춘 감액은 그대로 임금체불 금액이 됩니다. 명세서에서 확인할 것은 시급 표기와 근로시간 두 가지입니다. 시급이 9,288원 밑으로 내려가 있으면 감액 한도 자체를 넘긴 것입니다.

수습 중 해고 — 예고 규정과 해고의 정당성은 다른 문제입니다

수습 평가 결과 본채용을 거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자주 섞이는 두 가지를 나눠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6조는 해고 30일 전 예고 또는 30일분 이상 통상임금 지급을 정하면서,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는 예외로 둡니다. 즉 3개월이 지난 뒤 본채용을 거절하면 해고예고 또는 예고수당이 필요합니다. 다만 예고 규정을 지켰다고 해고가 정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본채용 거절도 해고이므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하고, 그 이유는 평가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이 구분은 권고사직과 해고가 갈리는 지점과 같은 논리입니다.

회의실에서 서류를 보며 이야기하는 사람들

수습이라고 빠지지 않는 것들

임금을 깎을 수 있다는 것과 다른 조건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주휴수당은 수습 여부와 관계없이 발생합니다. 앞의 월 환산액 2,156,880원이 209시간 기준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209시간은 실근로 174시간에 유급 주휴시간 약 35시간을 더한 값이라, 주휴수당이 이미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4대보험도 마찬가지로 수습이라는 이유로 가입을 미룰 수 없습니다. 입사일 기준으로 취득 신고를 해야 하고, 보험료는 수습 중 실제 지급액을 기준으로 부과됩니다.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수당도 수습 중이라고 빠지지 않습니다.

구두로만 "3개월 수습"이라고 하고 계약서에는 아무 말이 없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때는 감액의 근거가 없으므로 처음부터 최저임금 전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반대로 계약서에 수습이 적혀 있어도 기간을 특정하지 않은 채 "수습기간 중 임금은 회사가 정한다"는 식의 문구만 있다면 그대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을 명시해 서면으로 교부하도록 하고 있고, 수습 중 임금도 그 대상입니다. 계약서 사본을 받지 못했다면 그것부터 요구하는 편이 낫습니다. 나중에 다툼이 생겼을 때 남는 것은 결국 서면입니다.

수습이라고 해서 근속 시계가 멈추지 않습니다. 수습기간은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되는 것이 원칙이어서, 퇴직금 산정의 1년, 연차휴가 산정 기간 계산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수습 3개월 뒤 정식 발령을 받았더라도 근속 기산일은 최초 입사일입니다. 퇴직금은 평균임금으로 계산하므로 퇴직 직전 3개월이 기준이 되고, 수습기간의 낮은 임금이 퇴직금을 직접 끌어내리지는 않습니다.

확인 순서

①근로계약서에서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지 본다 → ②수습기간과 수습 중 임금이 계약서에 적혀 있는지 본다 → ③내 직무가 표준직업분류 대분류 9에 해당하는지 본다 → ④명세서의 시급이 최저임금의 90% 아래로 내려가 있지 않은지 계산한다 → ⑤감액 요건에 어긋나는데 이미 지급됐다면 차액은 체불임금입니다. 회사에 정정을 요청하고, 해결되지 않으면 고용노동부 관할 지청에 진정을 넣을 수 있습니다. 퇴사 후 회사가 지급 능력을 잃은 경우라면 대지급금 절차도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기준 정리이고, 개별 사안의 법적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서연
이서연 · 교육·커리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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