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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월세 갱신할 때 5%는 상한이지 기본이 아닙니다 —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9가지 사유

전세나 월세 계약을 갱신할 때 집주인이 "5% 올리는 게 법이잖아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5%는 세입자가 갱신을 요구했을 때 집주인이 더 이상 올릴 수 없는 상한선이지, 반드시 채워야 하는 기본 인상률이 아닙니다. 반대로 세입자 입장에서도 이 상한선을 안다고 갱신이 무조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따로 정해 뒀고, 그중 가장 자주 부딪히는 것이 '실거주'입니다.

민수
정민수 라이프·정책 에디터·2026.08.29·읽기 5분·조회 99

손에 쥔 집 모양 열쇠고리 클로즈업

5% 상한, 정확히 뭐가 기준인가

세입자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집주인은 보증금과 월세를 합산한 환산보증금 기준으로 직전 계약 대비 5% 이내에서만 인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헷갈리면 안 됩니다. 첫째, 5%는 상한이지 세입자가 반드시 감수해야 하는 최소 인상폭이 아닙니다. 협상으로 3%나 0%에 합의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5%보다 낮은 비율을 정한 경우에는 그 낮은 비율이 우선 적용됩니다. 계약을 갱신하기 전에 관할 지자체 조례를 확인하지 않으면 실제 상한보다 더 낸 채로 계약할 수 있습니다.

합의해도 5%를 넘기면 무효입니다

세입자와 집주인이 서로 합의해 5%를 초과하는 인상에 도장을 찍었더라도, 그 초과분은 법률상 무효입니다. 집주인이 "합의 안 하면 못 살게 하겠다"는 식으로 5% 초과 인상을 압박하는 것 자체가 정당한 갱신 거절 사유가 되지 않으므로, 세입자는 상한선 안에서의 갱신을 그대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효인 초과분을 이미 지급했다면 돌려받는 절차를 따로 밟아야 하므로, 애초에 계약서에 5% 초과 조항이 들어가지 않도록 확인하는 편이 훨씬 간단합니다.

책상에서 계약서에 서명하는 남녀

갱신요구권은 언제까지 행사해야 하나

세입자는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사이에 갱신을 요구해야 합니다. 이 '2개월 전'이라는 기준은 2020년 12월 10일 이후 새로 체결되거나 갱신된 계약부터 적용되는 개정 기준입니다(그 전에는 1개월 전까지였습니다). 계약이 오래돼 갱신을 여러 번 거친 임대차라면 최초 계약일이 아니라 가장 최근 갱신일을 기준으로 어떤 기준이 적용되는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기한을 넘겨 통보하면 갱신요구권 자체를 놓칠 수 있으니,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는 달력에 표시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을 거절하지 못하게 하면서도, 몇 가지 예외를 법으로 정해 뒀습니다. 세입자가 차임 2기분을 연체한 사실이 있거나,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했거나, 집주인 동의 없이 무단 전대했거나, 세입자의 고의·중과실로 집을 파손했다면 집주인은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건물이 멸실돼 임대차 목적을 이룰 수 없거나 재건축이 예정된 경우도 거절 사유에 들어갑니다. 이 사유들은 법에 열거된 것에만 해당하므로, 여기 없는 이유로는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가장 많이 부딪히는 사유 — 실거주

가장 분쟁이 잦은 거절 사유는 집주인 본인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로 거주하려는 경우입니다. 이 사유로 거절당한 세입자는 이사를 나갈 수밖에 없지만, 문제는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혀 놓고 실제로는 들어가 살지 않거나 곧바로 다른 세입자에게 새로 임대를 놓는 사례입니다. 실거주가 거짓으로 드러나면 세입자는 집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갱신을 거절당했다면 집주인이 실제로 그 집에 들어가 사는지 이사 후에도 확인해 두는 것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증거가 됩니다.

맑은 하늘 아래 현대식 아파트 단지 외관

갱신 대신 이사를 택했다면

거절 사유가 정당하거나, 5% 이내에서도 더는 그 집에 살고 싶지 않아 스스로 이사를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갱신 협상과 별개로 장기수선충당금 정산과 관리비 정산 절차를 함께 챙겨야 실제로 돌려받아야 할 돈을 놓치지 않습니다. 특히 장기수선충당금은 집주인이 먼저 안내해 주는 경우가 드물어 세입자가 직접 관리사무소에 정산 명세를 요청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갱신 후에도 챙겨야 할 것

갱신에 성공했다면 인상된 보증금이 있는 경우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다시 확인해 대항력·우선변제권이 계속 유지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보증금이 오른 만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한도도 다시 계산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만약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순서를 미리 알아 두는 편이 실제 분쟁이 생겼을 때 시간을 아낍니다.

순서 정리

첫째,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갱신 의사를 정리하고, 늦어도 2개월 전까지 집주인에게 갱신을 요구합니다. 둘째, 인상률을 제시받으면 환산보증금 기준 5%를 넘는지, 지자체 조례로 더 낮은 상한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셋째,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하면 법에 열거된 사유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명확히 요구합니다. 넷째,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당했다면 이사 이후에도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해 둡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령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분쟁은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변호사 상담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민수
정민수 · 라이프·정책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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