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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계약 전 체크리스트 10가지 — 전세사기 예방의 기본

하은
서하은 생활·소비 에디터·2026.07.24·읽기 7분·조회 8

전세·월세 계약은 인생에서 가장 큰돈이 한 번에 오가는 거래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계약 전 확인을 소홀히 하면 보증금 전액을 잃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 전세사기가 사회 문제로 커지면서, 화려한 인테리어나 저렴한 조건보다 '권리관계를 스스로 확인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 글은 계약 전·계약 시·계약 직후로 나누어, 세입자가 직접 점검할 수 있는 항목을 개념부터 차근차근 정리했습니다.

집 열쇠를 건네받는 계약 장면

등기부등본, 갑구와 을구부터 읽는 법

가장 먼저 할 일은 등기부등본(등기사항전부증명서)을 세입자가 직접 발급받아 확인하는 것입니다. 집주인이나 중개인이 보여 주는 서류를 그대로 믿지 말고, 대법원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본인이 최신본을 떼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등기부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 표제부 — 건물의 주소, 면적, 구조 등 '이 부동산이 무엇인지'를 보여 줍니다. 계약서에 적힌 주소·호수와 정확히 일치하는지 대조하세요.
  • 갑구'누가 소유자인가'와 소유권을 위협하는 사항을 보여 줍니다. 현재 소유자가 계약 상대와 같은 사람인지, 그리고 압류·가압류·경매개시·가등기 같은 위험 기록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 을구소유권 외의 권리, 특히 근저당권과 전세권이 적힙니다. 집을 담보로 얼마의 빚이 잡혀 있는지가 여기에 나타납니다.

근저당·선순위·대항력·우선변제권, 쉬운 말로

용어가 어렵게 느껴지지만 핵심만 잡으면 됩니다.

  • 근저당권: 집주인이 은행 등에서 돈을 빌리며 집을 담보로 잡힌 것입니다. 을구에 '채권최고액'이라는 금액으로 적히는데, 이는 실제 빚보다 크게 설정되는 것이 보통이므로 그만큼 부담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 선순위: 권리에는 먼저 성립한 순서가 있습니다. 내 보증금보다 앞서 잡힌 근저당이나 다른 세입자가 있으면,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그들이 먼저 배당을 받고 남은 금액에서만 내 몫을 찾게 됩니다.
  • 대항력: 집주인이 바뀌어도 '나는 계약 기간까지 여기 살고 보증금을 돌려받겠다'고 새 주인에게 주장할 수 있는 힘입니다.
  • 우선변제권: 경매·공매가 진행될 때 다른 채권자보다 앞선 순위로 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 두 가지 권리(대항력·우선변제권)를 갖추는 방법이 바로 뒤에서 설명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입니다.

시세와 보증금 비율 — 깡통전세를 보는 관점

보증금이 매매 시세에 바짝 붙어 있거나 넘어서고, 여기에 집주인의 대출까지 얹혀 있는 경우를 흔히 '깡통전세'라고 부릅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 시세보다 낮게 팔리면, 선순위 대출과 보증금을 모두 돌려주기에 매각 대금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보증금과 선순위 대출(채권최고액)을 더한 금액이 집값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는데, 이 비율이 낮을수록 안전하다고 봅니다. 흔히 70~80% 수준을 넘으면 주의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략적인 눈금일 뿐 지역·건물 유형·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으로 주변 실거래가를 반드시 교차 확인하고, 시세 파악이 어려운 신축·빌라라면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아파트 건물 외관

이런 매물은 특히 조심

아래 신호가 하나라도 보이면 계약을 서두르지 말고 한 번 더 검증하세요. 여러 개가 겹칠수록 위험은 커집니다.

  • 시세 대비 보증금이 과도한 매물 — 특히 시세를 확인하기 어려운 신축 빌라·오피스텔에서 보증금이 매매가에 육박하면 경계해야 합니다.
  • 신탁등기가 되어 있는 집 —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넘어가 있으면, 등기부상 집주인과 실제 처분 권한자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신탁회사(수탁자)의 동의 없는 계약은 보호받기 어려울 수 있어, 신탁원부까지 확인하고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 집주인이 아닌 대리인이 나오는 계약 — 위임장과 인감증명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집주인 본인과 통화나 영상으로 계약 의사를 직접 확인하세요.
  • 다가구주택에 선순위 세입자가 많은 경우 — 한 건물에 여러 가구가 사는 다가구주택은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세입자들의 보증금이 모두 선순위가 됩니다. 전입세대 열람과 확정일자 부여 현황으로 앞선 보증금 총액을 반드시 파악해야 합니다.

계약할 때 — 이렇게 하라

  • 집주인 본인과 계약하고, 계약금·잔금은 반드시 등기부상 소유자 명의의 계좌로 이체합니다.
  • 특약에 '잔금일 다음 날까지 근저당 등 새로운 권리 설정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보호 조항을 넣는 것을 고려하세요.
  • 공인중개사를 통한다면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와 공제증서를 받아 두고, 개업공인중개사의 자격을 확인합니다.
  • 건축물대장으로 위반건축물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안전을 더합니다.

계약 직후 — 확정일자와 전입신고의 역할 차이

두 가지는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기 쉽지만 역할이 다릅니다.

  • 전입신고는 '내가 이 집에 실제로 산다'는 사실을 공적으로 등록하는 절차로, 여기에 실제 거주(점유)가 더해지면 대항력이 생깁니다.
  • 확정일자는 계약서에 공적으로 날짜 도장을 찍어 '이 시점에 이 계약이 있었다'를 증명하는 것으로, 대항력과 결합해 우선변제권의 기준 순위가 됩니다.

즉 전입신고만 하고 확정일자를 놓치면 배당 순위에서 불리해질 수 있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사한 당일 바로 두 가지를 함께 처리하세요. 전입신고는 정부24(gov.kr)나 주민센터에서, 확정일자는 주민센터 또는 인터넷등기소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하루만 늦어도 그 사이 설정된 권리에 순위가 밀릴 수 있으니 미루지 마세요.

이사 짐 상자를 옮기는 모습

보증금을 한 겹 더 지키는 방법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해 주는 제도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서 운영합니다. 가입 요건, 보증 한도, 보증료율은 주택 유형과 보증금 규모, 기관에 따라 달라지므로, 계약 전에 해당 기관에 직접 문의해 내 조건에서 가입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입 자체가 거절되는 매물이라면 그 사실이 위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등기부등본은 계약할 때 한 번만 확인하면 되나요?

아닙니다. 계약 시점, 그리고 잔금을 치르는 날 당일에도 다시 발급받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계약 이후 잔금일 사이에 집주인이 새로 대출을 받아 근저당이 추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확정일자만 받으면 보증금은 안전한가요?

확정일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거주(점유)와 전입신고로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로 우선변제 순위를 확보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앞선 선순위 채권이 많으면 이 권리들이 있어도 전액 회수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계약 전 권리관계 점검이 근본입니다.

Q. 문제가 생겼거나 판단이 어려우면 어디에 물어야 하나요?

혼자 판단하지 말고 공식 창구의 도움을 받으세요.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없이 132)의 법률 상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반환보증·전세사기 관련 안내, 그리고 관할 지자체의 전월세 상담 창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관련 정부 지원 창구에 신속히 문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등기부(갑구·을구) 확인 · 시세 대비 보증금 비율 점검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전세사기를 막는 가장 기본적인 방어선입니다. 계약은 서두르지 말고, 확인할 것을 모두 확인한 뒤에 도장을 찍으시길 바랍니다. 위 내용은 일반적인 안내이며, 개별 사안의 정확한 판단은 반드시 전문기관 상담을 통해 확인하세요.

하은
서하은 · 생활·소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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